라이프, 여행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제천 "청풍명월"

Tralala 2024. 3. 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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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청풍호반케이블카'

 
# 프롤로그
 
제천에는 명승지로 "의림지"와 "청풍명월"이 있습니다. 물론, '울고넘는 박달재'도 있지만 대표적인 2 곳의 명승지가 볼만합니다. 특히 청풍호는 그 아름다움에 넋이 나갈 정도입니다.
 
내륙의 바다, 청풍호는 면적 67.5㎢, 평균 수심 97.5m, 저수량 27억 5000t으로 그 규모도 엄청나게 큽니다.
 
아침에 늦은 출발과 '의림지'에서의 여유로운 관광으로 시간이 촉박하기는 하지만, 이왕 이곳까지 온 김에 청풍호의 케이블카도 타보려 합니다.  
 
 
마음은 급하지만 굽이굽이 안전운전을 요하는 '청풍호로'
 
16:00시가 조금 안되어 '의림지'에서 출발하였으나, 국도로 33Km, 40여분이 소요된다는 것을 확인하니 마음이 답답합니다.
 
'빨리 가야 해 지기 전에 청풍호를 볼 수 있는데..'

'청풍호'

 
'청풍호길'로 들어섭니다. 위 지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도로가 매우 구불구불 되어 있습니다.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구불구불한 도로로 인해 평균시속 30~40Km 밖에는 속도를 낼 수 없으며, 게다가 집사람도 옆에서 도로 때문에 어지럽고 멀미가 날 것 같다고 합니다. 
 
 
한 번은 투자할 만한 최고의 선택, 청풍호반 케이블카
 
'청풍호반케이블카'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주차장이 꽤 넓습니다. 당당하게 차량이 없는 넓은 곳에 주차를 하였는데, 집사람이 조금 더 가보자고 합니다. 차를 몰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케이블카 바로 아래에 주차장이 있고 차량들이 제법 주차되어 있습니다. 자칫 추운 날씨에 주차장에서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약 150여 미터를 걸어갈 뻔했습니다. 
 
주차비는 무료입니다.

 
건물이 꽤 높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주차장은 거의 지하 2~3층 수준입니다)으로 올라가서 매표소로 향합니다. 

 
매표소에서 케이블카 티켓을 구매합니다. 1인당 왕복 18,000원입니다. 16:48분이 지나는 상황에서 이 시간에 갔다 올 수 있는지 매표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합니다. 큰 결심을 하며 케이블카 왕복 티켓을 2매 끊습니다. 모노레일을 타고서도 올라갈 수 있지만 이날은 운행을 하지 않았습니다. 

케이블카 대기장소
10인승 케이블카(캐빈) 내부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운행하는 케이블카 시설로 오스트리아의 도펠마이어社 퍼스트클래스 10인승 캐빈 46기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캐빈 중에는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이 있는데, 가격이 23,000원으로 스탠다드 캐빈보다 5,000원이 더 비쌉니다 ㅠㅠ. 

케이블카 출발지점
캐빈 실내(스탠다드)


평창 '발왕산 케이블카'를 탔을 때처럼 15호 '캐빈'에 집사람과 저만 타고 갑니다 ㅎㅎ. 

케이블카 출발장소

 
비봉산 정상까지 까마득하고 아찔합니다. 

 
겨울이기도 하거니와 늦은 시각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없는 캐빈이 눈에 띄입니다. 

케이블카 정상(하차지점)

 
케이블카 정상의 비봉산은 봉황새가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청풍호 중앙에 위치한 해발 531m의 명산입니다.

 
헉, 풍경이 예술입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은 사람이 결코 흉내 내어 만들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내륙의 바다라 불리울 정도로 청풍호는 정말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케이블카 조형물

 
이쁜 조형물에서 집사람이 촬영포즈를 잡아봅니다. 사실 제가 요구했던 포즈입니다. 조형물이 무엇인가 생각해 봤더니 케이블카를 닮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케이블카 조형물'로 이름을 제가 붙였습니다. 

 
청풍호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그런데 이곳을 배경으로 집사람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 왜 없는지 궁금합니다 ㅠㅠ. 

'명월'을 표현한 조형물

 
'명월', 밝은 달을 표현한 조형물인 듯합니다. 이쁩니다. 

'솟대'

 
'솟대'는 민속신앙에서 새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세우거나 마을 입구에 마을의 수호신의 상징으로 세운 긴 나무 장대라고 합니다. 이곳 비봉산 전망대 야외 테라스에서도 만날 수 있고, '능강솟대문화공간'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비봉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테라스

 
비봉산 전망대(케이블카 정상)에서 바라본 테라스는 위의 사진처럼 보입니다. 오른쪽에 케이블카를 닮은 조형물이 보이고, 왼쪽에는 명월을 표현한 초승달 조형물이 보입니다. 

 
맨 상층부 테라스에도 케이블카 조형물이 있습니다.
 
'아, 이건 달을 표현한 케이블카구나, 그럼 아까본 케이블카 조형물은 무엇을 표현한 거지? 구름? 바람?'

비봉산 정상 케이블카 승강장

 
이제 막 노을이 지기 시작할 즈음, 직원분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관람시간이 종료되어 내려가달라고 얘기합니다. 집사람이 잠시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직원들이 화장실까지 들어가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합니다. 여기서는 직원 눈을 피해 숨어 있을 공간이 없는 듯합니다. 

케이블카 하강

 
캐빈에서 내려다 보는 산 아래의 경치가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무섭습니다. 

청풍케이블카 승차장

 
출발했던 장소로 다시 돌아오니 매표소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실내 상점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저희가 마지막 승객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또 다시 오게 된다면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보고 싶습니다. 가격이 12,000원으로 케이블카에 비해 저렴합니다 ㅎㅎ.
 
눈으로 볼 수 있었던 최고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온몸으로 간직한 채 집사람과 저녁을 먹으러 이동을 합니다. 
 
 
무계획 여행의 결말
 
여행을 갑자기 가게 된다면 충분한 정보 없이 떠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대가를 지불하게 되구요.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고자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다 보니 괜찮은 식당들은 제천시내쪽에 있는 듯하고, 차로 이동해서 먹기에는 영업마감시간 때문에 빠듯한 상황입니다. 그래도 일단은 제천시내쪽으로 가보기로 하고, 맛집을 검색하는데, '용* 막국수'집이 눈에 띄입니다. 바로 이동합니다. 
 
제천시내로 들어와 '용* 막국수'집에 도착을 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미 영업시간이 끝났다고 합니다 ㅠㅠ. 어쩔 수 없이 이번에는 지역마다 있는(있다고 생각되는) '중앙시장'을 검색합니다. 
 
중앙시장 근처에 맛집들을 검색해 보니, 일반 음식점보다 어묵집이 더 유명하다고 하여 '제*** 빨간오뎅'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떡볶이, 어묵, 순대를 먹기는 했으나 집사람이 옆 카페의 호떡와플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옆 카페에서 호떡와플을 먹더니 고개만 끄덕입니다. 
 
다음부터는 시간을 조금 더 투자하여 좋은 저녁을 먹어야겠습니다. 
 
 
음식계의 혁명, 로봇 조리사 
 
간단한 저녁을 먹고 수원으로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문막 휴게소'를 잠시 들렀습니다. 화장실도 가고, 간식거리도 또 사 먹고 싶어서...
 
전시 배너가 눈에 들어옵니다.
 
'로봇쉐프 푸드코트 GRAND OPEN 이벤트'
 
가격이 그동안 다녔었던 고속도로 휴게소 중 가장 착합니다. 23% ~ 30%까지 할인도 해준다고 합니다 ㅎㅎ.
 
라면 하나를 먹어보려 키오스크 계산을 하는데, 해물떡라면만 판매를 한다고 합니다. 해물도 좋아하니 주문을 하고 주방을 바라봅니다. 

 
기계(로봇)들이 움직입니다. 그릇을 올리고, 라면을 넣고, 수프를 넣고, 떡을 넣고, 물을 붓고, 끓이고, 저어주고, 라면그릇에 붇고, 프레이크(고명)를 넣고, 마지막으로 라면을 가져가라고 스피커에서 주문번호를 불러줍니다. 
 
주변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신기한 듯 저와 함께 쳐다봅니다. 
 
다 끓은 라면을 '저어주는' 단계로 이동하니 4개의 꼬챙이를 가진 기계가 냄비로 내려와 라면을 저어줍니다. 사실 저어준다는 사람의 행동이라기보다는 '좌우로 반복하여 돌린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한 것 같습니다. 
 
다 젓고 나서 4개의 꼬챙이가 위로 올라가고 떡도 하나 같이 딸려 올라갑니다. 
 
"푸하하하~~" 
 
옆에서 함께 보고 있던 사람들도 웃습니다.

 

 
이번엔 속으로 다시 한번 박장대소를 합니다. 
 
끓은 라면 냄비가 라면 그릇에 붇는 단계로 이동하며, 로봇이 냄비를 잡고 라면그릇에 '털컥'하며 라면을 붇는데, 라면국물이 튀어 주변을 더럽힙니다. 냄비를 라면 그릇에 덜어낼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조심조심' 국물이 튀거나 넘치지 않게 힘 조절을 하며 단계적으로 부어주는데, 로봇은 '조심조심'이 없이 '라면을 부었다'라는 하나의 행동만 합니다.
 
끓여진 라면 그릇을 들고 가는 저는 주위의 시선에 얼굴이 벌게졌습니다. 그래도 로봇이 끓여준 라면을 맛있게 먹자고 결심했는데 뭔가 하나가 빠진 듯합니다. '정성'입니다. 물론 일방적인 제 주장이므로 다른 분들과는 생각이 다를 겁니다. 
 
아무튼 '끓인 라면'을 먹고 집사람과 집으로 오면서 로봇 쉐프에 대해 몇 번을 더 얘기했습니다. 
 
 
# 에필로그  
 
바다도 아닌, 산도 아닌, 내륙지역에서의 여행지도 꽤 볼만합니다. 특히 저수지나 강, 호수가 있는 곳이면 일단 조용하고 차분하며 정리도 잘 되어 있는 듯합니다. 사실 이번 청평의 여행은 두 번째이며, 첫 번째 여행은 지금은 안 계신 아버지와의 청평호 유람선 여행으로 산이나 바다로 가기에는 힘들고, 차로, 배로 편안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찾은 장소가 이곳 청평호반이었습니다. 
 
아직 그때의 기억이 생생히 남아있으며, 잠시 동영상과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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