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여행

20년 만에 다시 가보는 해외여행, "태국" - 1

Tralala 2024. 3. 1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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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일 간의 부산했던 여행준비

 
※ 주의! 이 글은 해외여행의 준비과정을 기술한 글로, 긴 글에 거부반응이 있으시거나 지루함을 못 참는 분들에게는 해로울 수 있으니 다음 편(20년 만에 다시 가보는 해외여행, "태국" - 2)부터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프롤로그
 

하늘을 바라보니 비행기가 지나갑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날아가는 비행기를 바라보면 저도 모르게 비행기를 타고 해외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은 충동이 용솟음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충동이 지금 느껴집니다. 새로운 곳을 동경한다랄까? 아니면 향수라고 해야 할까?... 
 

'해외여행'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단어입니다. 업무를 위한 출장이 아니라 즐기기 위한 여행으로, 음식부터 문화, 언어, 날씨, 주거, 사람 등 우리나라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모든 분들이 이런 이유로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것일 겁니다.


일단 해외를 나가게 되면 출입국 심사, 보안검색, 세관,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면세점 등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중에 가장 낯선 절차가 출입국심사(Immigration) 과정일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동안 제가 경험한 출입국 과정을 얘기하자면, 
 
1. 비행기 좌석을 받고 짐을 부치기 위한 check in(발권) 과정
2. 긴장감 높은 보안 검색대
3. 잘못한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죄인이 된 듯한 출입국심사 immigration
4. 고품질의 화장품, 초콜릿, 고급 양주, 명품백등을 살 수 있는, 아니 비싸서 못 사고 구경만 할 수 있는 공항 내 전 세계 명품 면세 쇼핑몰
5. 시간이 남고 배가 고플 경우, 면세 상점 내 음식점에서의 간단한 식사(가락국수, 햄버거 등)
6. 기내 좁은 통로를 지나 배정받은 비행기 좌석에 앉아 큰 의미는 없지만 꼭 해야 하는 좌석벨트
7. 주류 포함 기내식 서비스(무료)
8. 어쩌다 사용하게 되는 비행기 내 좁은 화장실
9. 영어로 작성해야 하는 입국심사서
10. 또 한 번 이유 없이 죄인이 된 듯한 입국심사 immigration
11. 짐을 찾고 밖으로 나오기 위한 마지막 세관심사 등...
 
입니다. 
 
위의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과정일 것입니다. 아쉽게도 배편으로 해외를 나가본 경험이 없어서 비행기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분명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일상생활과 다른 새로운 경험 통해 느끼는 짜릿함, 먹어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마약과도 같을 것 같은 이 짜릿함 때문에 더더군다나 해외여행을 가는 게 아닐까요? ㅎㅎ



만료여권 갱신, 스마트폰 사진 불가

 
종이여권? 전자여권?
 
2023년 3월에 여권이 만료가 되었습니다. 나름 전자칩이 들어가 있는 여권을 10년 전에 발급했었고, 꽤 많은 출입국 심사 승인 도장이 찍혀있는 여권이라 뭔가 있어 보입니다. 그동안 발급한 여권을 확인해 보니 총 2개입니다. 각 여권에는 중국 비자스티커와 심사 승인 도장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태국, 베트남, 대만, 싱가포르, 스리랑카, 필리핀, 프랑스 입출국 도장도 보입니다.
 
여권을 발급받은 지 너무 오래되어 인터넷에서 여권발급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유효기간이 지난 여권은 신규발급을 안 해도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부24 인터넷 사이트에서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얼른 신청을 해 보니 여권사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으러 나가기가 귀찮습니다. 집에서 집사람에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여 사진을 찍은 후 컴퓨터로 사진 파일을 이동하여 사진을 자르고(편집) 용량을 줄여 발급비용 5만 원과 함께 등록을 합니다. 등록을 마치니 발급심사 후 발급 예정일을 알려준다고 합니다.
 
오전에 신청하고 오후 4~5시경 알림톡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외교부] 여권발급 진행상황 알림
 
정부24에서 발급신청한 ***님의 여권이 얼굴 및 어깨방향이 정면이 아님을(를) 사유로 반려되었습니다. ~~~
 
- 중략 -
 
수수료 환불은 정부24 홈페이지에 로그인하여~~~.
 
- 후략 -”
 
하, 귀차니즘이 일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봐서는 사진 내 얼굴 및 어깨방향이 정면으로 향해 있는데 여권발급기관에서는 뭔가 제가 등록한 사진이 맘에 안 든 모양입니다. 수수료 5만 원은 잘 돌려받았지만, 사진에 문제가 없으려면 사진관에서 촬영(가장 저렴하게 해도 1만 5천 원) 해야 하고, 여권발급기관에 직접 가서 신청을 해야 안전하게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집사람은 2월 마지막 주에 해외여행을 예약한다고 하는데, 2월 14일에 신청을 하니 2주 후인 2월 27일경 발급되는 상황입니다 ㅠㅠ. 큰일 났습니다. 
 
 
패키지여행? 자유 여행? 태국 여행? 베트남 여행? 
 
고민되는 것은 패키지여행을 선택할지, 자유 여행을 선택할지입니다. 
 
두 종류의 여행에 대해 장단점을 비교해 봤습니다. 
 
- 패키지여행의 장점 :
   패키지여행비용이 저렴하다. 매일 밥을 챙겨준다. 교통비가 없다. 가이드가 알아서 관광지를 데려다준다. 호텔을 비롯하여 관광지 예약이 이미 다 되어 있다. 
- 패키지여행의 단점
  내 마음대로 여행지를 다닐 수 없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별도로 먹을 수 없다. 옵션을 항상 선택해야 한다. 하루는 쇼핑센터에서 보내야 하며, 가이드의 눈치를 봐야 한다. 하루 일정이 빡빡하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다녀야 한다. 
 
- 자유 여행의 장점
   내가 가고 싶은 여행지를 선정하여 갈 수 있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옵션이 없다. 쇼핑센터를 안 가도 된다. 비교적 좋은 호텔을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다.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 
- 자유 여행의 단점
   항공기 가격이 비싸다. 숙박비용이 비싸다. 여행지와 교통수단을 사전에 확인 및 예약해야 한다. 식당을 직접 찾아봐야 한다. 즉, 여행 가기 전에 해당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정말 많이 해서 스케줄을 잘 짜야한다. 혹여나 하나라도 잘못되는 날에는 남은 여행일이 지옥이 된다. 
 
결국, 모든 잘못된 일이 하나라도 벌어질 것에 대한 면피를 하고자 패키지여행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공교롭게도 하루 차이로 각각 다른 TV 홈쇼핑 채널에서 태국과 베트남 패키지여행상품을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비슷하지만 베트남이 5만 원 정도 더 비쌉니다. 그래서 태국과 베트남 중 어느 국가로의 여행이 좋을지 장점을 알아봤습니다. 
 
-  태국 (방콕-파타야)
   즐길거리가 많다. 이동동선이 짧다. 전 세계인들을 모두 볼 수 있다. 바다에서의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오후 출발 비행기이다(5시). 
 
- 베트남 (나트랑-달랏)
   즐길거리가 있다. 이동동선이 조금 길다. 산으로의 여행이 대부분이다. 호텔이 좋다. 태국보다 비행시간이 30분 짧다(5시간). 새벽 출발 비행기이다(새벽 6:20). 
 
너무 막연합니다. 그래서 두 국가 여행 상품을 엑셀로 비교정리했습니다.
 
출발시간은 이렇구, 특전은 저렇구, 기본 여행상품은 요렇고, 비용은 조렇고, 옵션은 저렇고, 총 상품가격은 이렇고 등등을 설명하자 집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바로 출발시간이 여유로운 태국으로의 패키지 여행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인천공항에 일찍 도착하여 구경도 할 겸, 준비 못한 물품이 있으면 공항에서 구매도 할 겸, 면세점에서 명품도 구경할 겸...
 
 
여권 조기발급, 늦은 여행일 예약
 
어랏! 여권이 1주일 만에 나왔습니다. 2주 소요되는 여권발급기간이 1주일이나 당겨졌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마침 알아보고 있었던 태국 패키지여행 상품을 홈쇼핑에서 또 방송을 합니다. 3월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날짜상으로 가장 적절한 상품이 3월 중순입니다. 바로 상담 예약을 합니다. 아마도 월요일인 내일 경 여행사로부터 연락이 올 것 같습니다.
 
드디어 투어 패키지 회사로부터 연락이 와서 해당 날짜를 얘기했더니 상세 상품정보를 문자메시지로 알려옵니다. 단, 현재 모객(고객모집) 중이며, 6명 이상이 되어야 해당 날짜를 확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다립니다. 
 
2일 후 연락이 오질 않아 전화를 해 봅니다. 아직 해당 날짜에 1명이 모자라 확정이 안되었다고 합니다. 혹시 날짜를 바꿀 수 있는지 여행사 직원이 얘기하였지만, 하루를 당기는 것은 가능하지만 뒤로 밀리는 것은 어렵다고 답변합니다. 
 
4일째 되는 날 최종 확정이 되었습니다. 하루 앞 출발일로 해서 모집이 되었고 총 23명이 함께 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래 가기로 했던 날과 최종 확정된 날과 비교 시 패키지 금액이 7만 원 더 비쌉니다. 그러나 여행사에서는 제가 예약하려던 날짜의 금액으로 맞춰 주기로 하고 다른 여행객들에게는 가격에 대해 얘기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를 덧붙입니다 ㅎㅎㅎ.
 
 
# 태국여행 준비 1
망가진 캐리어 바퀴 교체

 
일주일 남았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맛집도 알아보고 주의사항도 알아봅니다. 그리고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여행 캐리어를 창고에서 꺼냅니다. 
 
아뿔싸~, 바퀴가 삭아서 떨어져 버렸습니다. 몸통은 괜찮은데 고무+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바퀴는 창고에 오랜 세월(?) 관리를 하지 않고 놔두었더니 바스라져 버렸습니다. 
 
다른 캐리어를 꺼내 봅니다. 이건 천으로 만들어진 유명 브랜드 가방으로 신혼여행 때 사용했었고, 제가 출장 다닐 때 주로 가지고  다녔던 가방인데, 이것 역시 바퀴가 바스라져 있습니다. 이 가방은 그동안 해외 전시회 참가나 출장을 다닐 때 카탈로그등 무거운 짐들을 이 가방에 넣거나 올려놓고 끌고 다니는 목적으로 사용했었고 아마도 혹사를 시키는 바람에 바퀴가 바스라진것 같습니다.  
 
'힘든 짐을 이고 다니느라 그동안 힘들었구나 ㅠㅠ' 
 
측은한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가방을 버리고 새롭게 사? 아니면 바퀴를 새로 교체를 해?'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바퀴 교체 비용이 꽤 나갑니다. 조금 더 보태면 캐리어를 하나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서로 부대끼면서 험난한 출장을 함께 다닌 의리가 있지 쉽게 버릴 수는 없기에 각각 가방에 맞는 DIY(Do It Yourself)용 바퀴를 찾아서 주문합니다.
 
'그래 난 할 수 있어!!'
 
큰 캐리어는 바퀴 4개, 그보다 작은 캐리어는 바퀴 2개를 각각 주문하니 11,800원, 11,000원 정도 비용이 들어갑니다. 두 캐리어 모두 기내용이 아닌 수화물용으로 캐리어가 크며, 이에 맞는 바퀴를 주문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바퀴의 재질, 직경 사이즈, 내경사이즈, 바퀴폭 등을 줄자로 최대한 정확하게 측정하여 이에 맞는 바퀴를 찾다 보니 하루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립니다. 그리고 가장 큰 걱정거리는 교체하는 방법인데, 그것도 캐리어마다 다 다르므로 인터넷을 통해 공부하고 직접 부딪혀 봐야 합니다. 
 
주문한 지 하루 만에 4개짜리 캐리어용 바퀴가 도착했습니다. '로*배송'이 역시 빠릅니다. 나머지 캐리어용 바퀴는 하루 뒤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드디어 캐리어 바퀴 DIY를 시작합니다. 

캐리어에서 바퀴세트 분리

 
캐리어에서 바퀴 세트를 분리하는 건 십자 나사 4개만 풀면 되므로 어렵진 않았는데, 바퀴를 구동축에서 빼내는 것이 문제입니다. 

고무가 삭아 떨어진 바퀴와 쇠톱으로 잘라낸 구동축

 
이 캐리어의 바퀴는 구동축이 나사 형태로 조여져 있는 게 아니라 구동축 양쪽을 프레스로 눌러서 고정시킨 듯 하여 실톱으로 4개 바퀴 구동축을 모두 잘라냈습니다. 아마도 이때 팔 근육의 실핏줄도 몇 개 터졌을 겁니다.  

새롭게 교체한 바퀴와 기존 삭아서 플라스틱만 남은 바퀴 비교

 
다행히 주문한 바퀴는 나사형태의 구동축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조립하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신품 장착
4 바퀴 모두 교체한 모습

 
이쁘게 잘 되었습니다. 나사가 보이는 부분을 원래 있었던 플라스틱 커버로 닫아주니 깔끔해졌습니다. 성공!!
 
그런데, 바퀴 두 개 짜리 천으로 되어 있는 캐리어가 문제입니다.
 
도무지 구동축을 빼낼 방법이 없습니다. 손으로 돌려봐도 안 풀어지고, 펜치로 잡고 돌려도 안됩니다. 손으로 잡고 있는 한쪽이 힘을 못 받아 그런 건가 싶어 '다*소'에 가서 작은 '바이스 플라이어'를 구해 양쪽을 잡고 돌리니 돌아는 가는데 뭔가 헛도는 듯한 느낌입니다. 

바퀴가 바스라져 플라스틱만 남은 캐리어


결국 구동축 한쪽 끝단 쇠 커버를 펜치로 비틀어 분리시킵니다. 
 
헐~~, 이건 나사형태가 아니라 기계로 양쪽 끝을 쇠로 된 커버를 찍어 눌러 마감을 한 것입니다. 어찌 되었던 기다란 구동축을 빼 내고 두 개의 바퀴를 조립하려고 하니 바퀴의 베어링이 구동축에 안 들어갑니다. 베어링 내경이 8mm인데, 구동축 직경이 8mm 라 빈틈이 없습니다. 고민 끝에 사포(샌드 페이퍼)로 45Cm 정도 되는 구동축 전체를 갈아냅니다 ㅎㅎ.  말도 안 되는 얘기인데 이렇게라도 하면 조금이라도 들어가지 않을까 희망을 품습니다(지금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 낼 수 있었는지 의아합니다). 
 
구동축은 세월의 흔적인 약간의 스테인(녹)만 남겨둔 채 휨도 없이 건장하게 남아있고, 사포로 문지르는 제 팔만 경련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바퀴 베어링을 구동축 위에 올리고 망치로 내려칩니다. 
 
어랏! 들어갑니다. 매우 빡빡하긴 하지만 그래도 원하는 위치까지 들어갑니다. 구동축을 사포로 문지른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바퀴의 폭이 기존 것과 비교 시 1~2mm 작습니다. 결국 바퀴 주문 시 같이 받은 1 cm 정도 되는 와셔를 줄톱으로 반토막 냅니다. 다시 한번 제 팔뚝의 실핏줄도 몇 개 터진 듯합니다. 
 
반토막 난 두 개의 와셔를 양쪽에 각각 하나씩 끼우고 조립하니 괜찮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동축 마감 커버를 끼워야 하는데 기계가 없으니 찌그러진 커버를 시멘트 못과 망치로 어느 정도 펴준 다음 구동축에 얹어놓고 망치로 두들겨 끼웁니다.  

바퀴 교체 후 모습
바퀴 교체 후 망치로 끼워놓은 구동축 마감 커버

 
잘 굴러갑니다. 두 번째 가방도 성공!!
 
이젠 짐만 싸면 됩니다 ㅠㅠ. 
 

2024년 3월 중순좌충우돌 태국여행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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