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문화여행지, 진천종박물관, 길상사, 배티성지
# 프롤로그
우리나라 대표적인 여행지는 많이 다녀본 듯합니다. 따라서 대표적인 여행지 말고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로 가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의외로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사람 적고, 자연경관과 잘 조화되어 있는 보석 같은 여행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https://korean.visitkorea.or.kr/main/main.do' 사이트는 제가 여행지 검색을 위해 주로 참조 하는 사이트입니다.
남해, 동해, 서해 등 바닷가 근처에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은 곳이 있지만, 수도권에 살다 보니 손쉽게 가볼 수 있는 지역이 아니므로 가능한한 당일 다녀올 수 있는 지역을 찾다 보면 그 한계선이 경기 남북부부터 충청도 지역까지인 듯합니다.
그리고 내륙지역에서 괜찮은 여행지가 어떠한 곳들이 있는지를 검색하면 대부분 사찰, 자연 휴양림등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오늘은 조금은 특별하다고 느꼈던 곳, 이런 곳도 있었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진천'으로 가봅니다.
진천? 어디에 있는 거야?
"진천에 한번 가보자"
엥, 웬 진천? 어머니 말씀에 매우 낯선 지명이어서 당황스럽습니다. 처음 듣는 지명이기도 하거니와 어떠한 유명한 여행지가 있길래 말씀하시는지 의아해합니다. 일단 네비로 위치를 알아봅니다.
음, 멀지는 않아 보입니다. 천안 오른쪽 편에 위치해 있으며, 수원에서 진천까지 74Km, 약 1시간 14분, 통행료는 3,700원 정도 발생됩니다.
그동안 진천을 여행지로 생각해 본 일이 없었기에 좋은 여행지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여 인터넷에서 검색해 봅니다.
상산팔경
- 평사낙안 : 겨울이 되면 10리나 뻗은 백사장에 기러기떼가 내려앉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문백면 평산리 냇가의 백사장)
- 우담제월 : 우담에 달이 비칠 때의 정경(문백면 은탄리)
- 금계완사 : 충청도 신/구 관찰사가 관인을 주고 받던 곳(광혜원면 광혜원리 금계)
- 두타모종 : 저녁 노을이 질 때 들려오는 종소리(초평면 화산리 두타산 영수사)
- 상산모운 : 상산에 저녁노을과 구름이 감길 때의 풍경(이월면 사곡리)
- 농암모설 : 농다리 위로 흰 눈이 쌓인 풍경(문백면 구곡리)
- 어은계석 : 수림과 계곡(문백면 봉죽리 정송강사 주변)
- 적대청람 : 신선이 내려와 피리를 불며 노닐 던 곳(문백면 평사리에 있는 암벽)
진천은 생각보다 아름다운 절경을 8곳이나 간직한 곳입니다. 진천의 유명 절경지를 '상산팔경'이라 칭하며, 8개의 절경을 지칭하는 각각의 명칭과 지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상산'은 진천의 옛 이름이며, 또 다른 이름으로는 '거물래'라고도 하며, '칠언율시'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칠언율시'가 뭔지 궁금하여 또다시 인터넷에서 검색해 봅니다.
칠언 율시(七言律詩)
한시(漢詩)에서, 한 구가 칠언으로 된 율시. 모두 8구로 이루어진다.율시가 무엇인지 찾아보니 한시 형식의 하나로 4운 8구로 된 근체시라고 합니다.
하~, 근체시가 무슨 뜻인지 몰라 찾아보니 자수, 구수, 평측 등에 일정한 격률과 엄격한 규식이 있는 한시체.금체시 라고 합니다.
ㅠㅠ 더 이상 나오는 어려운 단어에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칠언 율시에 대한 작품을 하나를 발췌해 봤습니다.
寺在煙霞無事中(사재연하무사중)
亂山滴翠秋光濃(난산적취추광농)
雲間絶磴六七里(운간절등육칠리)
天末遙岑千萬重(천말요잠천만중)
茶罷松簷掛微月(다파송첨괘미월)
講闌風榻搖殘鍾(강란풍탑요잔종)
溪流應笑玉腰客(계류응소옥요객)
欲洗未洗紅塵踨(욕세미세홍진종)
'안개 서린 노을 속에 절은 조용하고, 푸른 첩첩산은 가을빛 짙구나. 구름 사이 절벽은 6, 7리나 뻗어 있고, 하늘 끝 먼 높낮은 산 천만 겹이로다. 차 들고 나니 처마에 초승달 걸렸고 설법(說法) 끝나니 평상(平床)에 막 종소리 울린다. 시냇물도 벼슬아치 보고 응당 웃으리라. 씻고 싶어도 씻을 수 없는 속세의 흔적이여'. - 초원 김종수 추사체 연구회
위 칠언율시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 구(줄)에 7언(한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8구(줄)로 되어 있습니다.
제천 여행을 통해 안 하던 공부도 열심히 해 봅니다.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
목적지는 "진천종박물관"입니다.
3월의 토요일인데도 차가 많지는 않습니다. 오전 8시 30경 출발해서 경부고속도로를 들어서니 역시나 차가 많기는 하지만 금세 차량의 흐름이 빨라집니다.
진천 IC를 통과하여 국도로 들어섰으나 종박물관까지 한참을 갑니다. 그런데 운전하는 도중 '생거진천'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입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생거진천'이 무슨 뜻인지 인터넷에서 찾아봅니다.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 살아서는 진천에서 거하고 죽어서는 용인에서 거하라’라는 뜻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 온다.
충청북도 진천에 사는 허주부의 딸이 용인으로 시집을 갔는데, 그 시어머니가 곳간 열쇠를 안 주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시어머니는 곳간에 아무것도 없어서 어딜 갈 때에도 곳간 열쇠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다녔다. 허주부의 딸은 ‘곳간에 아무것도 없으니 열쇠를 안 주는구나!’ 깨닫고 남편과 열심히 일을 했다. 일한 만큼 소득을 올리니 살림살이도 한결 나아졌다.
그런데 시부모가 돌아가시고 남편 또한 세상을 떠나자 허주부의 딸은 다시 친정으로 돌아가고자 길을 떠났다. 허주부 또한 ‘이것이 남편을 잃고 어떻게 사나!’ 하고 궁금하여 딸을 보고자 길을 나섰다. 죄전고개를 넘어가던 허주부가 힘이 들자 고갯마루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진천서 젊은 유생이 오는 것이 보였다. 그때 마침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이 고개를 올라오자 유생은 여인에게 말을 붙이고 싶어 “눈에 뭐가 들어가서 눈을 뜰 수가 없으니 눈 좀 불어 주시오.” 하였다. 이에 여인은 유생의 부탁을 들어 주었다. 허주부가 그 광경을 보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바로 제 딸이 그러고 있는 것이었다. 이 일로 허주부는 ‘저런 괘씸한! 외간 남자하고 두 번이나 입을 맞춰!’ 하면서 오해를 하게 되었다.
허주부는 딸이 집으로 돌아오자 노발대발하면서 가라고 호통을 치며 그 집 귀신이 되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어머니는 연유도 모르고 남편을 원망하며 겨우 딸을 하룻밤 재워 보냈다. 허주부의 딸은 다시 시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낙방하고 돌아오던 유생을 만났다. 유생은 “지난번 내 눈을 불어 주던 여인이 아니오?” 하며 “나는 아직 장가도 못 갔으니 같이 삽시다.” 하였다. 그리하여 허주부의 딸은 유생과 함께 진천으로 가서 살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허주부의 딸은 아들도 낳고 딸도 낳아 잘 살고 있는데, 용인에 살던 자식이 건장하게 자라서 외갓집에 와 어머니를 찾았다. 외할머니가 “네 어머니는 진천으로 시집갔느니라.” 하고 알려주자 아들은 어머니를 찾아가서 “제가 어머니를 모시고 싶습니다.”라고 하였다. 진천에 있는 아들딸들도 어머니를 뺏기고 싶지 않자 용인 자식과 진천 자식 사이에서 싸움이 났다. 그러자 원님이 “살아서는 진천에서 거하고 죽어서는 용인에서 거하라!”는 판결을 내려 주었다. 여기에서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란 말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일설에는 진천 지방은 예부터 평야가 넓고 비옥하며, 가뭄의 해가 없어 농업 경영이 순조로워 살기 좋은 곳이기에 생거진천 사거용인’이 생겨났다고도 한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ㅎㅎㅎ 안타까운 설화이지만 재미있습니다. 여행 한번 오는데 이렇게 많은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은은한 소리의 맛을 볼 수 있는 '진천종박물관'
앞에서 공부를 너무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목적지인 '진천종박물관'이 묻혀버린 듯합니다.
'종 박물관?'
사실 어머니께서 종 박물관을 가자고 얘기하실 때 종을 볼 필요가 있을까? 수원에도 여러 종이 있는데, 그냥 종 몇 개 갖다 놨겠지, 종 보려고 여기까지 와야 하나?라고 여러가지 부정적인 생각을 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 까지는..
'진천 종박물관'을 들어서니 넓은 주차장과 거대한 종이 있는 누각이 보입니다. 오전 10시 30분이어서 그런지 주차장에 차도 없고 10명 내외의 관광객들만 보입니다.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생거진천대종각'을 마주합니다. 규모가 서울 종로의 '보신각종' 만하며, 2008년 11월 17일부터 2009년 12월 17일까지 건립공사를 했다고 합니다.
종을 무료로 칠 수 있습니다(수원에서는 한번 타종할 때 1,000원을 냅니다). '당목'을 움켜쥐고 힘차게 뒤로 당겨 타종을 해 봅니다.
'뎅~~~~~~~~~~우우웅~~~~~~~~~~~'
종의 울림과 여운, 깊이등 종의 소리를 표현해 볼 수 있는 모든 단어로 종소리를 평가해 보면, 고품질의 웅장하고 훌륭한 종소리라 할 수 있습니다. 종소리를 맛으로 평가한다면 맛이 진하고 깊으며 그윽한 향기가 오래갑니다.
자그마한 종에 소원을 빌어 매달 수도 있습니다. 저도 하나 매달고 싶었지만 종을 판매하는 곳을 못 찾았습니다 ㅠㅠ.
종 박물관 옆쪽에 커다란 종을 두고 누구든지 타종을 해 볼 수 있는 '진천 종 타종 체험장'도 있습니다.
종의 울림이 심장 깊은 곳까지 느껴지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며, 종의 표면을 손으로 만져보면 바르르 떨리는 종의 진동이 꽤 오래갑니다.
'종 박물관' 입구로 향합니다. 입구를 종 모양으로 형상화하여 멋들어지게 지어놨습니다.
박물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성인 1인당 5,000원. 음~ 결코 저렴한 입장권은 아닙니다. 어머니는 경로우대여서 무료로 입장을 하셨지만, 저는 5,000원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5,000원을 내니 5,000원짜리 진천사랑상품권을 내어줍니다. 진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고, 식당, 시장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ㅎㅎㅎ
결국 박물관은 무료입장이며, 진천에서 식사등으로 돈을 쓰라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주차도 무료이니 부담은 없었습니다.
박물관을 들어오니 입구 중앙에도 큰 종이 놓여 있습니다.
종의 종류가 여러 가지입니다.
'아하~~, 그래서 위급함 등을 알릴 때 '경종을 울린다'라는 표현을 하는구나~'.
새로운 지식을 얻습니다.
종의 부위별 명칭에 대해 잘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불가에서 종교적 의미로 사용한다는 '범종' 중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상원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범종, '상원사종'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평창으로 놀러 갔었는데 상원사를 못 가본 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범종은 삼국 시대 불교의 전래 이후 제작, 사용되었으나 현재 남아 있는 것은 통일신라 8세기 이후에 만들어진 범종입니다. 대개 한국의 종은 신라 종으로 통하며, 오늘날 한국 종이 코리안 벨(Korean bell)이라는 세계적인 학명을 얻게 된 것도 신라의 독창적이고도 아름다운 조형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범종을 보다 보니 특이한 것이 대부분의 범종에는 '용뉴'라는 종을 걸 수 있는 부위가 있는데 모두 용으로 조각되어 있으며, 동북아 삼국을 비롯한 대부분 동아시아 국가의 범종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범종에 용을 사용한 이유를 찾아보니,
[용을 종에 장식한 까닭은 훌륭한 소리를 얻기 위함이며, 「문선(文選)」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바닷속에는 큰 물고기가 있는데 고래라 하고, 해변에는 용의 자식이 있으니 포뢰라 한다. 본디 포뢰는 고래를 두려워하여 고래가 나타나면 큰 소리를 내어 운다. 무릇 종은 소리가 커야 하므로 그 위에 포뢰를 만들고 고래 형상을 깎아 당봉(撞棒)으로 하였다.” 월간마음수련 - 2012.1.1 ]
라고 합니다.
종 마다 용뉴의 모습이 다 달라 전시되어 있는 범종의 용뉴만 촬영해 봤습니다.
정말 다양한 모양의 용뉴가 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종신부조상'을 새겨놓는 모습을 밀랍인형으로 전시해 놓았는데, 밀랍인형의 손 모양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심지어는 밀랍인형 손의 털구멍, 주름까지도 사실적으로 만들어 놔서 사람손이라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품질 좋은 구리가 많이 생산되었었나 봅니다.
소리에 대해 연구하고 매우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종을 만들어 냈다니,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종박물관이 그렇게 크지는 않아 1시간 내로 모두 관람한 후 박물관 옆쪽 '생거판화미술관'으로 가서 판화 체험도 했습니다만, 점심식사 장소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느라 '판화작품'은 못 봤습니다.
'지식'으로서의 가치가 있었던 종박물관이었습니다.
진천에서 맛보는 값비싼 송어회
점심은 인터넷에서 찾아본 박물관 길 건너편에 있는 송어회집에서 먹기로 하고 차량으로 30초 이동하였습니다 ㅎㅎ.
송어회 소 자를 주문했는데 생각보다는 회 양이 적어 실망하게 되었으며, 매운탕도 별도로 주문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공깃밥도 별도로 주문해야 합니다 ㅠㅠ. 송어회 맛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가격이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식당이었습니다.
한 끼를 해결해 주었다는 고마움에 위안을 받으며 식사값을 지불하고 밖으로 나와 무료 자판기 커피를 한잔 뽑아 입가심을 하는데, 한 모금 마시고 버렸습니다.
'하~ 커피마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백곡 저수지
종박물관 옆 '백곡저수지'로 이동을 합니다. 종 박물관에서 약 5분여 거리에 있는 '백곡저수지'는 규모도 크며 출렁다리도 있어 산책하기 매주 좋은 장소입니다. 주차장은 없어 그냥 도롯가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갑니다. 주차딱지를 붙이러 이곳까지 경찰관이 오지는 않을 듯싶습니다.
출렁다리를 걸어갈 때 정말 출렁거렸습니다. 조심조심 걷는 발걸음에도 다리는 상하로 움직이며, 조금 센 바람이 불어도 좌우로 흔들립니다.
잔잔한 호수를 배경 삼아 한참 사진을 찍는데 뱃속에서 신호가 옵니다. 근처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로 이동하여 뱃속을 평정한 후 다시 즐거운 여행길로 접어듭니다.
김유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사당, '길상사'
백곡저수지에서 약 10여분 떨어진 곳에 '길상사'가 있습니다. 사찰은 볼게 많으니 바로 이동을 합니다.
[진천 길상사(鎭川 吉祥祠)는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에 있는, 김유신(595∼673) 장군의 영정을 모시고 있는 사당이다. 1975년 2월 21일 충청북도의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었다. - 위키백과]
이런, 길상사는 사찰이 아니라 사당입니다. 김유신 장군을 모시고 있는 사당.
올라가는 길이 매우 가팔러 보입니다. 그래도 김유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사당까지 올라가리라 마음을 먹습니다.
계단이 매우 가파르면서도 한참을 올라갑니다. 헉헉대며 올라간 정상에서 사당으로 들어가는 문을 맞이하게 됩니다.
맨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올라왔던 계단길과 저 멀리 주차장, 그리고 주변의 경관은 꽃피는 봄에 오면 더욱 멋있어 보일것 같습니다.
힘겹게 올라갔던 김유신 장군 사당을 다시 힘겹게 내려오면서 생각을 해 봅니다.
'나는 과연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었나?'
배나무 고개에 있는 성지, '배티성지'
오늘의 마지막 여행지인 배티성지로 출발을 합니다. '길상사'에서 차로 17 Km, 약 20여분이 소요됩니다.
진천 배티성지로 가는 길은 마치 시골길인 듯 구불구불한 2차선 도로로 이어져 있습니다.
[진천 배티 성지[鎭川 梨峙 聖地]는 한국 천주교회사에서 중요한 성지로 박해를 피해 숨어들은 천주교 신자들에 의해 1830년대에 교유촌(敎友村)이 형성되었으며, 1850년에는 프랑스 선교사 다블뤼(한국 성명 안돈이 安敦伊) 성인 주교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인 조선교규신학교(朝鮮敎區神學校)가 자리를 잡았던 곳이다. - 위키백과]
어머니 말씀에, 1989년도경 이곳을 방문하셨을 때는 성당도 없고 그냥 넓은 들판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성당도 있고 순례코스도 만들고, 최양업 신부님 박물관, 최양업 신부님 옛 성당등 배티성지를 아름답게 변모시킨 모습에 매우 놀라워하십니다.
배티성지에서의 숙연한 관람을 마치고 1시간 30여분의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이 이어졌습니다.
# 에필로그
결국, '상산팔경'을 한 곳도 다니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볼거리가 많은 진천이며, 다음 기회에는 꼭 상산팔경을 구경해야겠습니다.
'길'이라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어디로 가기 위해 만들어 놓은 도로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한번 가고 끝나는 길이 아니라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즉, 우리가 여행을 떠나기 위해 길을 나서게 되면, 그 길을 통해 처음 출발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모든 길은 '편도'가 아닌 '왕복'을 의미합니다.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여행지로 떠나며, 돌아와서는 충전을 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게 됩니다.
내일도 새로운 기대를 가지고 새로운 길을 떠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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