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여행

새롭게 바뀐 바닷가 해솔길, "궁평항 유원지"

Tralala 2024. 3. 2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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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의 짙은 솔 냄새와 여유로운 석양을 맘껏 즐길 수 있는 곳, 화성 "궁평항 유원지"

 

# 에필로그 

 

짙고 푸르른 바다를 보고 싶으면 동해나 남해로 가야 합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거주하는 한 동해나 남해로 다녀오려면 최소한 하루 이상을 잡아야 하니 결코 옳은 선택은 아닙니다. 아쉽지만 약간 옅고 뻘 색깔이 들어간 서해안으로 눈길을 돌리는데, 그렇다고 서해안도 이동거리를 만만히 봐서는 안되며, 짧은 시간 내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이미 수도권에서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수원에 살면서 가끔 바다를 보고 싶으면 궁평항, 전곡항, 탄도항, 제부도, 영흥도, 대부도 등을 찾게 됩니다. 제부도 까지는 차량으로 약 1시간, 영흥도까지는 약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므로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이며, 아마도 많은 수도권 시민들이 찾는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에는 제부도에 해상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썰물 때 나타나는 '신비의 바닷길'로만 통행했었던 아쉬웠던 섬을 상시 방문이 가능한 섬으로 바꾸어 놓았고, 앞으로 얘기할 "궁평항 유원지"도 낡은 민박집의 모습을 완전히 탈바꿈하여 많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엄마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찾으신다면... 

 

 

석양 보러 갈까?

 

토요일 저녁, 처남 식구들과 늦은 시간까지 술한잔 하느라 화창한 일요일 오후 뼈가 침대에 파 묻힐 때까지 곤히 잠자고 1시경 해가 중천일 때 기상하게 되었습니다. 정신을 차리려 일어나 밥도 챙겨 먹고, 씻고, 멍 때리고 있다 보니 3시가 넘어갔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가 답답하기만 합니다. 

 

언뜻 고양이 산책이 생각납니다. 집사람에게 바로 고양이 산책시키러 나가자고 하니 어디로 갈지를 돼 묻습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궁평항 유원지'를 가자고 합니다. 궁평항 유원지는 종종 가는 장소이기는 하지만 작년에 라온(반려묘)이와 함께 산책을 간 경험이 있는데 라온이도 솔 숲을 너무 좋아해서 다시 한번 데리고 가 보리라 생각했었던 곳입니다. 답변이 미지근하여 다시 한번 묻습니다, 

 

'석양 보러 갈까?'

 

바로 응답이 옵니다. '고양이 산책'이 아닌 '둘이서 석양을 보는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렇게 목적에 따라 응답이 달리 나옵니다. 물론 제 생각이지만요...

 

 

환골탈태 궁평 유원지

 

네비로 검색을 해 보니 약 50여분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일요일 오후이고 놀러 간 사람들이 빠지는 시간대라 아마도 더 빨리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수원역에서 40 Km 떨어져 있으며 무료도로로 갈 수 있는데, 네비에서 고속도로를 타라고 합니다. 그래도 저는 무료도로로 갑니다. 참고로 고속도로는 돌아가는 듯합니다. 

 

수원에서 화성로를 따라가다 보면 예전과 달리 도로 정비를 잘해 놔서 막히는 구간이 거의 없습니다. '하라문 교차로'에 도달하여 왼쪽 '미도산업단지' 방향으로 좌회전을 합니다. 이 도로로 가면 '영종로'로 가게 되는데, '영종로'에는 차도 없고, 신호도 없고, 편도 2차선 도로가 바닷길을 따라 약 14 Km 직선로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편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도로입니다. 

 

5시에 가까워지지만 해는 아직 바다 위에 생생히 떠 있습니다. 이제 봄으로 들어섰나 봅니다.

 

'궁평 1 교차로'에 올라서니(여기는 '올라섰다'라는 표현이 맞는 듯싶습니다) 안 보이던 직선 도로가 보입니다. 작년 초에만 하더라도 궁평유원지로 가는 직선도로가 없었는데(항상 우회전 후 좌회전을 해서 마을길로 다녔었음) 새롭게 왕복 4차선 아스팔트 도로가 놓였습니다. 

 

신호가 없기에 좌우측을 살피며 조심히 교차로를 지나가니 궁평 유원지까지 도로가 나 있어 매우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불과 1분여 만에 궁평유원지 입구에 들어서니,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닫혀있던 주차장(규모가 작음)이 오픈을 했고, 잘 지어 놓은 화장실마저도 오픈(물이 나옵니다)을 했습니다. 짝짝짝. 

 

사실 '궁평 유원지'는 정말 오래전에 만들어 놓은 유원지여서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원지의 모습보다는 다 쓰러져가는 민박집, 아무도 찾지 않을 듯한 식당, 비만 오면 항상 고여있는 흙 물웅덩이가 즐비하던 곳으로 거의 사람이 오지 않는 곳이었는데, 약 5년 전부터 해변가 해송숲을 정리하여 가꾸어 놓더니, 이후 해송숲 뒤쪽으로 노후된 건물들도 철거하고 평지화 및 공원화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오늘, 완전히 새롭게 바뀌어진 '궁평 유원지'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며, 궁평 유원지라는 명칭보다는 '궁평 바다공원', '궁평 바다 나들이 공원' 등의 이름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모습입니다.

 

 

멋들어진 해송숲길

아이들과, 엄마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 3대가 즐길 수 있는 곳

 

여전히 해송숲길은 약 1,000여 그루의 굵은 백 년 송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백 년 송을 따라 조성된 나무 데크는 10걸음만 걸어도 시상이 떠오를 정도로 운치가 있습니다.  해송 숲길 뒤편으로는 지저분한 건물들을 모두 없애버리고 널따란 잔디공원과 아이들 놀이터, 보도블록 공원길을 만들어 바다 앞, 뒤에서 모두 아름다운 공원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대화된 궁평 유원지 화장실
공원길
'라온'과의 산책 ^^
공원 놀이터
공원 놀이터

 

공원 놀이터에서는 몇몇 아이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함께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오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즐기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공원에서 바라본 해송길
해변에서 궁평항 방향으로 바라본 해송길
궁평항 반대편 해안
궁평항 방향 해안
해송 군락지
해송숲길 나무데크
'오솔 파빌리온'
궁평항 낙조

 

낙조가 예술입니다. 제가 보기엔 스마트폰으로 촬영했어도 너무 잘 나왔습니다 ㅎㅎ. 

 

이제 해가 저물어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인데, '라온'이 가려하질 않습니다. 숲이 너무 좋은가 봅니다. 참고로 '라온'이를 하네스(목줄)에 채워 끌고 다니긴(?) 하는데, 사실은 저희가 '라온'이 가는 대로 따라다닙니다. 고양이는 강아지처럼 사람을 따르지 않는 동물이라 도망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하네스를 하는 것이고, 절대 주인이 가자는 대로 가진 않습니다 ㅎㅎ.

 

짧은 궁평 유원지의 나들이였지만 일요일을 매우 알차게 보낸 듯합니다. 

 

올해는 궁평항 유원지에 자주 오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전보다는 많은 사람들로 유원지가 붐빌까 봐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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