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여행

숨겨진 보석 같은 명소, 울산 "자수정 동굴나라"

Tralala 2024. 2. 2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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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 신불산 18만여 평 자연 속 대규모 인조동굴 '자수정 동굴나라'

 
# 프롤로그 
 
어제저녁 경주에서 울산으로 이동하여 '호텔리버*** 울산'에 체크인을 했습니다. 강변 뷰 룸이어서 매우 좋은 위치인데, 인터넷으로 예약 시 높은 층으로 요청했지만, 높은 층은 이미 다 나갔고 저층만 있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4층을 배정받고 짐을 내려놓으려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같이 탄 7~8명의 투숙객 중 젊은 투숙객들은 대부분 높은 층의 버튼을 누르고, 중장년 투숙객들은 저층의 버튼을 누릅니다.. 제 기분 탓일까요? ㅎㅎ

늦은 시간 체크인을 해서 저층(저층이어도 일반건물보다 1~2층이 높습니다)으로 룸을 배정받은 것이라고 위로하면서 늦은 저녁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숙소 뒤가 '중앙시장'입니다. 참고로 뇌피셜이지만, 어느 지방을 가든 중앙시장은 다 있는 듯 싶습니다. 따라서 식사장소를 인터넷에서 검색시  '중앙시장 주위 맛집'을 입력하여 가성비 좋은 맛난 식당을 찾아봅니다. 

울산 '중앙시장' 안은 현대화가 되어 깨끗하고, 각 점포들이 잘 정리가 되어있고, 지붕이 있는 통로가 꽤 길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고 있어 사람도 많고 볼 것도 많았습니다.

한켠에서는 무대가 만들어져 있고 잘 모르는 가수가 신나게 트롯 노래를 부릅니다. 무대 앞에서는 노래에 맞춰 둠칫둠칫 어깨춤을 추는 나이 드신 분들도 보입니다. 'ㄱ'자로 꺾여진 바로 옆길목에서는 인공눈이 뿌려지는 무대가 있고, 쌓인 눈을 뭉쳐 아이들과 어른들이 눈싸움을 합니다. 하하하~ 저의 성격 탓인지 모르겠지만, 두 행사가 어울려 보이진 않습니다. 
 
시장 통로 중앙에서는 스테이크, 피자, 십원빵, 어묵, 떡볶이, 오징어, 탕후루 등을 팔고 있는 포차가 늘어서 있으며, 포차옆에서는 아이들이 부모에게 사달라고 조르고, 저도 똑같이 집사람에게 사달라고 조르고 ㅎㅎ ~ 재미있습니다.

9시가 넘은 시장 안은 식사할 만한 곳이 이미 문을 다 닫고 주류 파는 곳만 남아 있습니다. 고민을 하다가 눈앞에 버*킹을 보고 포장하여 가기로 했습니다. 여기도 크리스마스 할인 행사를 합니다. 그런데 키오스크 메뉴판에 할인 메뉴가 선택이 안되어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미 다 팔렸다고 합니다. 그래도 집사람이 아쉬운 표정으로 직원을 바라보며 몇 마디 나누더니 직원이 예비로 몇 개 남은 게 있다고 하며 결제를 도와주고 매진된 메뉴를 내어줍니다. 역시 친화력에서는 집사람을 못 따라갑니다 ㅎㅎㅎ. 
 
 
울산 속으로의 미로 여행  
 
2023년 12월 말, 경주를 거쳐 울산을 여행하는 2박 3일 코스의 두 번째 날입니다. 
 
역시 어제 경주에서 많은 활동으로 인해 몸에 무리가 온 것 같습니다. 오늘은 조금 여유롭게 다녀 볼 생각입니다. 
 
아침햇살이 커튼사이로 비추는 늦은 아침에 커튼을 열고 창밖을 바라보니 정말 아름다운 강이 보입니다.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바라보던 중, 숙소 3층 높이 위치에 길게 늘어선 전깃줄 위로 빽빽이 앉아 있는 까마귀 떼를 보고 기겁을 했습니다. 전깃줄의 길이가 최소한 몇 백 미터는 돼 보이는데 그 전깃줄 위에 비둘기가 섞여 있는 것도 아닌 까마귀 떼만 쭉 앉아 있는 모습에 영화 "크로우(The Crow, 1994)"가 떠오르며 불길한 징조가 아닐까 조마조마해합니다.
 
오늘 하루 조심에 또 조심을 맘속으로 다짐하며 검색했었던 '자수정동굴나라'로 출발합니다. 
 
'자수정동굴나라'는 '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읍 자수정로 112'에 위치해 있습니다. 자동차 전용도로 포함 일반 무료 도로로는 호텔에서 약 25 Km, 차로 40여분 소요되지만, 울산, 경부고속도로를 탈 경우, 일반도로와 비교 시 1~2분 정도 빠르고, 5 Km를 더 가야 하며, 게다가 1,600원의 통행료를 지불해야 하므로 무료도로로 무조건 갑니다. 
 
차가 무척 더럽습니다. 경주로 내려올 때 고속도로에서 뿌려진 염화칼슘에 살짝 녹은 눈 진흙 위로 달려오다 보니 차량이 흰색이 아닌 다크 그레이로 변해 있었습니다. 별 신경을 안 쓰려해도 저희 차량만 유독 눈에 띄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자동 세차장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세차비가 3,000원입니다. 너무 저렴합니다. 물론 주유를 3만 원을 하고 3,000원에 세차를 했지만, 수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수원에서는 최소 4,000을 줘야 합니다. 세차 가격에 감동하여 세차를 열심히(?) 받았고, 셀프 물기제거를 통해 말끔해진 차량이 한층 세련되어 보입니다. 흰색차량은 세차만 잘해도 새 차같이 보입니다 ㅎㅎ. 
 
목적지에 도착하기 약 2~3 Km 전부터 산기슭을 올라갑니다. 올라가기 전 마을 아파트 옆으로 언양불고기 식당가가 눈에 띄게 되어 울산에 왔으니 이따가 다시 내려올 때는 언양불고기로 점심식사를 하자고 다짐해 봅니다. 식당가를 지나 꼬불꼬불한 산기슭을 올라가는데, 마치 미로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신비한 "자수정 동굴나라" 
 
마침내 자수정동굴나라 입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겪게 되는 낯선 모습입니다. 사람이 거의 없는 조그만 규모의 놀이공원(?)이 먼저 눈에 띄였고, 놀이공원 안에는 아이들(만)이 탈 수 있는 회전목마, 우주선 등 몇몇 놀이 기구만 미동 없이 가만히 있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그런가? 아님 겨울이어서 그런가?라는 쓸데없는 생각과 함께 차량없는 넓은 주차장 한켠에 주차를 합니다.   
 
주차 후 오른쪽을 바라보니 동굴 입구와 매표소가 보입니다. 
 
인터넷으로 '동굴+보트 패키지'를 1인당 12,000원에 예약을 했으므로 매표소에서 확인 후 뒤로 돌아 나와 10여 미터 떨어져 있는 어묵집으로 향했습니다. 
 
살짝 배가 고픕니다. 아침을 안 먹었습니다 ㅠㅠ.  

'자수정동굴나라' 입구 - 자수정동굴나라 홈페이지, http://www.jsjland.co.kr

 
미지근한 어묵을 2 꼬치 먹고 동굴 출입구로 들어서니 보트 선착장이 나타납니다. 

보트 선착장

 
사람이 없습니다. 보트는 8명 정도가 타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조금 후에 외국인 가족 4명과 2명의 중년부부와 함께 보트를 타고 20여분의 동굴보트 여행을 떠납니다. 
 
자수정을 캐던 광산을 관광지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 동굴에 채워진 물은 계곡물을 끌어왔다고 하며, 폭포는 인공적으로 물이 떨어지도록 만든 것이라 합니다.
 
보트여행 동안 가솔린(?) 엔진의 매캐한 매연이 코를 찌르면서 속이 메슥거려 이곳 운영자에게 모든 보트를 전기모터로 대체해 주도록 맘속으로만 염원합니다. 
 
정말 자수정이 보입니다. 띄엄띄엄, 군데군데, 요기조기...
 
20여분의 보트탐험이 끝나고 이젠 도보로 동굴 안을 돌아다닙니다. 동굴 안이 꽤 넓은 듯싶습니다. 

공룡 조형물

 
집사람은 잡혀 먹히는 줄도 모르고 즐거워합니다. 쯧쯧..

기 체험실

 
왼쪽 편을 바라보니 '기 체험실'이 눈에 띕니다. 기 체험실 안 돌마루로 되어 있는 곳을 신발 벗고 올라가니 따뜻한 기운이 올라옵니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와 앉아보니 엉덩이가 따뜻한 게 추위에 떨던(흔든 거 아님) 엉덩이가 이내 사르르 녹아버립니다. 나가기 싫습니다. 그러나 집사랍이 꼬드깁니다. 자수정 보러 가자고...
 
10여분 정도 얼었던 몸을 따뜻한 자수정판(?) 위에서 지진 후 다시 동굴 탐험을 하러 떠났습니다.  

자수정
촬영 벤치
공연장
'자수정 암반수'
동굴 끝 '부처님 상'
2층 쥬라기 월드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놀랍습니다. 동굴 안이 무척 넓습니다. 집사람과 도보로 걸어 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인류변천사', '원주민생활관', '동굴휴게실', '공연장'에서의 미디어 파사드, '자수정샘물'등 다양한 테마로 넓은 동굴 안을 가득 채워 놨습니다. 
 
자수정동굴 안내 리플릿을 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조금 아쉽습니다. 
 
한 바퀴를 돌고 나니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며, 2층 입구에는 '공룡동굴'이 보입니다. 올라가 봅니다. 
 
쥬라기 시대 살았던 공룡들을 재현해 놨습니다. 우리가 극히 봐왔던 "쥬라기 공원" 영화에 나오는 공룡들을 모두 갖다 놓은 것 같습니다. 
 
2층도 상당히 규모가 크고 잘 만들어 놨습니다. 이 빠진 공룡, 뿔 없는 공룡들은 보수가 필요해 보이지만 큼직하게 만들어 놓은 게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습니다. 
 
더는 배가 고파 보기가 어렵습니다. 밥 먹으러 가야 할 때입니다. 
 
모두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즐거운 경험을 한 듯 싶습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점심식사를 하러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향합니다. 
 
 
# 에필로그 
 
100살이 넘도록 여행을 해야겠습니다. 볼거리가 너무 많은데 시간과 돈이 허락해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밖에...
 
저도 젊은 시절 해외 출장으로 여러 국가를 다니며 간간이 해당 국가의 관광지를 보기도 했지만 '여행의 참맛'을 느껴본 곳은 그리 많치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여행의 참맛'은 저렴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고, 각각의 '달란트'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와~", "아~", "헉~"이라는 3개의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스토리에서는 또 다른 울산에 숨어있는 '여행의 참맛', "태화강 국가정원"을 소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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