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여행

한국식 전통 정원, 보령 "상화원"

Tralala 2024. 2. 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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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한 겨울에 한 여름의 여행기를 쓰는 것도 좋은 거 같습니다. 더웠던 한 여름의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면, 어느덧 등에서 땀이 흐르는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한 여름의 바닷가는 에어컨이 있는 카페가 제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아니면 바닷가를 피해 그늘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오늘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바다도 보고 생각지도 못한 한국식 전통 정원을 방문한 얘기입니다. 
 
 
보령머드축제를 보려 대천 해수욕장을 가다   
 
2023년 7월 초, 대한민국 서해안 바닷가 중에 가장 좋은 곳 중 하나인 대전 해수욕장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납니다. 여름만 되면 TV에서 종종 보령 머드축제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외국인들도 그렇게 많이 찾는다는 곳입니다. 
 
7월 초는 조금 이르긴 하지만 출발한 날에는 무척 더워서 내심 기대를 하고 갑니다.
 
'바다를 들어갈 수 있을까?' ㅎㅎ
 
당일 8시경 수원에서 출발하면 약 2시간 40분 정도가 소요되었었는데, 자정을 바라보는 지금 이 시각 네비에는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나타납니다. 가까우면서도(평일에는) 먼 거리(주말에는)입니다.

 
역시 토요일 오전은 수원에서 출발을 해도 서해안 고속도로가 서해대교까지는 정체입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바다가 기다립니다. 예, 제가 갑니다. ㅎㅎ 
 
 
이유 없는 차량 정체, '유령정체'
 
드디어 서해대교 끝단부터 지긋지긋한 정체가 풀리면서 자동차가 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왜 정체가 되었었지?,라고 생각하던 중, 몇 달 전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얘기한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에서 정체가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가끔 서행하는 차량 때문이라고 합니다. 차량 1~2대가 제한속도 100Km(또는 110Km) 보다 80~90Km로 낮추어 운행을 하다 보면 일반적으로는 뒤따르던 차량이 앞서가기 위해 옆 차선으로 끼어들기를 시도하며, 그때 옆차선에서는 끼어드는 차량 때문에 정속 주행하던 차량이 속도를 줄이게 되고, 그로 인해 뒤따르던 차량들도 순차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상황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누적된 속도 저하는 정체라는 결과를 만든다고 합니다. 이와 유사한 상황을 '유령정체'라고도 얘기합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그동안 제가 운전을 하면서 경험한 바로는), 주로 터널에서 나올 때 운전자들이 속도를 줄이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으며, 해가 저물 때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도로에서도 속도가 줄어드는 일들이 발생되었습니다. 해 질 녘 석양이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뇌피셜입니다 ㅎㅎ).
 
물론 다른 이유들도 많이 있겠지만 두 가지가 언뜻 생각이 납니다. 
 
 
머드축제를 개최할 예정인 대천해수욕장 
 
드디어 오랜 시간 운전 후 11시 30분경 대천해수욕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아니, 공영 주차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역시, 공영주차장이 넓습니다(주차비 없었습니다). 지붕 없는 뙤약볕에 차량을 주차합니다. 일찍 온 다른 차량들은 나무그늘 밑에 주차를 해 놓았는데, 주차장 밖 일반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주차할 자리가 없이 빽빽이 들어차 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기분 좋게 짐을 꾸려 바다를 보려 걸어갑니다. 
 
바다를 보러 걸어가기엔 너무 먼 곳입니다. ㅠㅠ. 걸어가다 지칩니다.  
 
드디어 바다가 보입니다. 

 
너무 덥습니다. 어쩔 수 없이 카페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카페가 멋있습니다. 실내와 실외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실외는 칸칸이 독립공간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치만 실외는 에어컨이 없습니다.
 
실내로 들어와 한 켠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조금 후에 강아지가 들어옵니다. 아, 이 카페는 애완동물들도 데리고 들어올 수 있는 카페였습니다. 다음번에는 우리 집 막내 입양 아들, '라온'이를 데리고 와야겠습니다(고양이입니다 ㅎㅎ). 
  
시원한 카페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외국에 와 있는 듯합니다. 
 
시원한 코코넛 셰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코코넛 셰이크의 맛은 빠르게 더위를 쫓아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더위가 금방 다시 찾아옵니다. 리필 안되나? ㅎㅎㅎ 
 
집사람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엉덩이가 들썩여집니다. 아~ 바다에 들어가고 싶다. 출발할 때부터 저는 가방에 수영복을 챙겨갖고 왔습니다. 집사람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내 봅니다.  
 
"나 바다 들어가 보고 싶어~~"
 
허락을 해 줍니다.
 
화장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으려다 보니 해변 도로를 끼고 주차장이 있습니다. 음~~, 고민은 잠깐 하고 바로 주차장으로 뛰어갑니다.  어이쿠, 멀리도 걸어왔습니다. 주차장까지 뛰어는 가 보지만 한참이 걸립니다. 600~700m를 뛰어간 것 같습니다. 
 
차에 앉으니 맨살이 뜨겁습니다. 역시 잘 달궈져 있었습니다. 아까 봐두었던 화장실 옆 주차장으로 부리나케 이동합니다. 
앗, 주차 자리가 없습니다.  한 바퀴를 더 돕니다. 그래도 없습니다. 다시 한번 돕니다. 앗, 한 자리가 나왔습니다.
 
뿌듯함을 뒤로한 채 화장실로 향합니다. 화장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이미 바다에는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정식 개장은 7월 중순부터지만 날이 더우니 먼저 바다에 들어갑니다.  
 
바닷물은 이미 살짝 따뜻해져 있었습니다. 드디어 2023년도 처음 바다에 입수를 했습니다. 잠수도 해 보고 조개도 찾아보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습니다. 
 
30여분 바다에서 놀다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제부터가 문제입니다. 바다에서 놀 때는 좋았지만, 나와서는 샤워를 해야 합니다. 샤워를 안 하면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온몸에 소금이 생산됩니다. 그런데, 바닷가 바로 앞, 야외 샤워장이 있습니다. 올라가서 보니 500원짜리 동전을 하나만 넣으면 2~3분간 샤워기에서 차가운 수돗물이 나옵니다(500원짜리 2개였던가?).
 
바로 차량에 가서 500원 동전을 찾아 샤워기에 투입합니다.  아~~ 이거면 됐습니다. 
 
다시 화장실로 가서 환복을 한 후 집사람에게 갑니다. 칭찬해 줍니다. 주차도 가까운 곳에 했다고 또 칭찬해 줍니다. 2번 칭찬에 고래가 춤을 춥니다. ㅎㅎㅎ 
 
머드축제장으로 갔습니다. 미 개장입니다. 다음 주에 개장을 한다고 플래카드에 쓰여 있습니다. 실망입니다.  그런데 머드축제장은 해변가와는 조금 떨어져 있는 장소에 만들어 놨습니다. 왜 바닷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머드축제장이 만들어져 있는지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한국식 전통 정원, "상화원"
 
바로 인터넷을 검색해 봅니다.
 
'대천 해수욕장에서 가볼 만한 곳'
 
"상화원 http://www.sanghwawon.com/" 이라는 곳이 나타났습니다.  한국식 전통 정원이라고 하는데, 한국식 정원이라는 게 있었었나? 의아합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약 4.5Km 떨어진 곳입니다. 바로 이동을 합니다. 
 
주차장이 협소하였으나, 3시 40분쯤 도착하게 되어 관광을 마친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입장료 1인당 7,000원을 내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입장료를 내면 커피 한잔과 떡 하나가 제공된다고 합니다. ㅋ
 
와 신기합니다. '상화원'은 섬 안에 있는 정원인데, 지붕 있는 둘레길을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어 놨습니다. 

 

 

섬 외곽을 따라 둘레길(나무데크)이 있고, 둘레길에 지붕이 있습니다. 

 

한옥마을

 

여기서 살고 싶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노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니, 감탄만 할 뿐이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자랑스러운 장소입니다. 
 
물론, 돌아다니던 중간, 떡과 커피도 제공받아 먹고 마셨습니다. ㅎㅎ 
 
대천해수욕장이 유명하여 놀러 왔다가 더 귀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네요. 
 
상화원은 그 규모가 무척이나 커서 자세히 섬 곳곳을 다닌다면 반나절 이상 소요가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상화원은 숙박도 가능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이트(http://www.sanghwawon.com/event_room_info)에 들어가 보니 예약을 할 수 없는 거 같은데, 회원가입을 안 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나중에 꼭 숙박을 해 봐야겠습니다. 
 
화려한 대천여행의 피날레, 꽃게 무한리필 
 
바닷가를 왔으니 해산물을 먹어야지, 하는 마음에 여행 전날 괜찮은 식당을 알아봤습니다.  '밥도둑 X게장'. 대천 시내에 있습니다. 제 경험상, 맛있는 집은 대부분 시내에, 특히 시청, 도청 근처에 있는 듯합니다. 
 
집사람에게 물어봅니다. 
 
"간장게장 먹으러 갈까?"
 
무한 리필이라는 단어는 뺏습니다. 집사람은 무한리필이라는 음식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OK 가 나오자마자 바로 음식점으로 향합니다.  이동하는데 약 30~40여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무한리필은 1인당 23,900원이었고,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함께 줍니다.  
 
간장게장, 양념게장이 정말 잘 나옵니다. 리필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양도 많으며, 박하지가 아닌 꽃게였습니다. 크기도 중간급은 되므로 발라먹을 살도 많았습니다. 
 
집사람과 저는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간장게장은 짜지도 않고, 살도 무르지 않아 정말 맛있었습니다. 
 
리필을 한번 해 봤는데, 리필의 상태도 처음 나왔던 상태와 동일했습니다. 아, 대박입니다. 오늘 고래가 몇 번이고 춤을 춥니다. 
 
한참을 먹고 난 후 약간 짠기가 느껴진다 싶을 때 숭늉을 먹습니다. ㅎㅎ 
 
마지막으로 꽃게 매운탕이 나옵니다. 안 먹으면 억울할까 봐 배가 불러도 먹었습니다. 
 
간장게장의 단점은 먹고 나서 비린내가 나는 것과, 꽃게 가시에 입 안이 긁히고 찔려 헐어버린다는 겁니다(물론 많이 먹었을 때). 
 
'꽃게 다리 껍데기를 쉽게 부수는 도구가 있다면 좋을 텐데.. 없으면 한번 만들어볼까' 
 
만족한 식사를 마치고 3시간 정도 운전을 하여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에필로그 
 
중국의 해양 쓰레기
 
최근 5년 간 서해안의 안면도와 제부도, 고군산군도 등을 여행했었는데, 10여 년 전에는 없었던 비닐봉지, 생수통, 플라스틱 들통등이 해수욕장, 해안가 및 바다 위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물론 제 눈에 띈 것만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해양 쓰레기들을 보면 대부분(모두) 중국어로 되어 있었습니다.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가도 걸리적 대는 게 있어서 집어 올려보면 비닐봉지이고, 발에 걸리는 것은 플라스틱 들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해양쓰레기를 수집하는 장치와 분리하는 장치, 정제하는 장치, 리사이클 원료로 만들 수 있는 장치를 스트림으로 만들어 수행한다면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자료를 찾아보니 각각의 기술들은 개발되어 있는 것 같은데, 직접 해보고 싶습니다).  
 
중국으로부터 밀려들어오는 해양 쓰레기를 막을 방법이 없다면, 이러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더 나은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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